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 당시 지역구에 비정치권 외부인사 50여 명을 공천했다. 지역구 전체 공천자 231명 중 22% 정도를 외부에서 수혈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천자 231명 중 현직 국회의원 92명을 제외한 139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실제 외부인사 영입 비율은 36% 정도로 올라간다. 나머지 80여 명은 전직 구청장 등 정치권 인사였다.
새누리당은 당시 현역 의원 중에서도 의정활동 평가 등에서 하위 25%에 드는 인사는 공천을 배제한다’는 컷오프 원칙을 만들어 현역 의원을 대폭 물갈이했다. 결론적으로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었던 새누리당은 그해 4월 총선에서 전체 의석 300석 중 과반인 152석을 얻어 승리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여권이 겪었던 위기상황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승리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도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에 이은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전략이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적 쇼’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장본인들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물갈이식 인적 쇄신을 통해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특히 당에서 신인 정치인들을 자체적으로 양성하지 않고 ‘스펙’ 좋은 외부인사를 용병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은 평소 준비를 안 하고 있다가 막판에 ‘한 건’ 하는 방식으로 총선에서 톡톡히 효과를 발휘하는 식의 공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미리 정치수업을 통해 경륜을 쌓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 207명을 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은 40여 명(약 20%)을 정치권 경험이 없는 외부인사에게 할당했다. 현역 의원 52명을 제외하면 외부인사 비율은 26%가량이다. 외부인사 비율이 여당에 비해 낮은 것은 17대 ‘탄핵 역풍’으로 국회에 대거 입성했던 초선 의원 중 상당수가 18대 선거에서 낙선한 뒤 19대에 재차 도전했기 때문이다.
또 총선 때마다 당직자, 보좌관 출신에게 공천의 일정 몫을 배분해주는 새정치연합의 특성이 반영된 것도 한 요인이다. 진성준, 서영교, 이원욱, 유은혜 의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대해 법조인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당직자 출신들은 정무 감각, 정치 프로세스 등을 잘 알고 있어 초선 의원이어도 적응이 빠르다”며 “당직자 출신들이 원내대변인 등 원내대표단이나 비대위원회에서 활동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직자, 보좌관 출신 의원들이 야당의 고질병인 ‘계파 정치’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 3선 의원은 “공천받기를 희망하는 당직자는 많고, 주어진 자리는 적기 때문에 일찌감치 특정 계파에 줄 서는 형태가 있다”며 “국회에 입성해서도 계파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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