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은 세계적으로 꾸준히 주목받아 온 강소국이다. 이들은 적은 인구와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경제구조로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상윤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은 한국과 기본적인 경제 규모에서부터 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들의 미래 성장동력을 벤치마킹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유럽 강소국들의 성장동력 발굴 움직임을 비중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강소국 중 네덜란드는 다양한 분야가 담긴 미래 성장동력 전략을 마련한 나라로 꼽힌다. 네덜란드 정부의 ‘톱9 신산업 정책’은 농업, 물류, 생명과학, 에너지, 창의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정책이다.
정부가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선택한 이 분야에 네덜란드는 2015년까지 매년 20억 유로(약 2조74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동 투자로 55억 유로(약 7조5340억 원)를 쏟아 부었다.
농업의 경우 ‘화훼’, 생명과학은 ‘백신’, 창의산업은 ‘산업디자인’ 식으로 분야별로 1∼3개의 핵심 세부 산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는 것도 톱9 신산업 정책의 특징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한국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톱9 신산업 정책을 연계시키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스웨덴은 생명과학에 초점을 맞춘 성장동력 발굴 전략을 마련했다. 스웨덴 전략연구재단이 중심이 돼 마련한 이 전략은 △생물정보학 △바이오센서 △재생의학 △제약 △건강·위생용 소재 등의 분야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특이한 건 수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 못지않게 1년 이내에 평가가 이루어지는 단기 프로젝트 비중을 늘렸다는 것. 김 수석연구원은 “장기적인 투자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성과가 기대보다 부진한 ‘스웨디시 패러독스(Swedish Paradox)’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핀란드는 국가경제의 핵심이었던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사실상 버렸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창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가동하려는 핀란드 정부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완성된 기술이 없이 ‘아이디어 설명자료’만으로도 특허를 출원할 수 있도록 특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유럽 강소국들의 미래 성장동력 관련 산업을 국내에 유치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럽 강소국인 벨기에의 대표 기업인 솔베이는 서울에 특수정밀화학 부문 본부와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강소국의 주요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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