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당론 발의로 부담 덜자”… 의원 158명 전원 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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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무원연금 개정안 발의]새누리 의총 난상토론 끝 의견 모아

개정안 제출 與지도부 총출동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앞)이 28일 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이 찬성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군현 사무총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김영우 대변인.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개정안 제출 與지도부 총출동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앞)이 28일 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이 찬성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군현 사무총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김영우 대변인.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공무원이 ‘봉’입니까?”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28일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에 대한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 “부자들은 가만 놔두고 공무원만 잡으면 되겠느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대부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추인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전 의원의 동의를 받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비공개 의총에선 의원들의 걱정과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공직 출신 의원들은 “공무원들의 생계와 자존심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비공개 의총에서 가장 먼저 입을 뗀 이한성 의원은 검사장 출신이다.

▽이 의원=
“5억, 10억 원씩 받는 고소득자들의 세율을 올려야지, 공무원연금만 개혁한다고 소득 재분배 효과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김동완 의원=“타 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도 30년 공직생활을 마친 뒤 2011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을 지낼 때 정말 어려웠습니다. 공무원연금이 있어 그나마 생계를 이었어요. 우리 공무원들의 생계에 덜 문제가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태흠 의원=“우리 집사람이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을 진정성 있게 설득하고, 일반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를 받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정치 이슈화하면 ‘표심(票心)’이 이탈할 것을 걱정하는 의원도 있었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했을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 의원이었다.

▽박명재 의원=“개정안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다만 우리 새누리당은 국가 재정을 위하는 측면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걸 공무원 표심으로 이용할 겁니다. 연금 개혁 때문에 우리 표가 야당으로 간다면 이중적인 손해가 나는 셈이죠.”

공무원연금 개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달리 개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김세연 의원=
“추후 퇴직수당을 민간 수준으로 맞추면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 부담이 덜 가게 하려면 더 개혁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한구 의원=“공무원에 대한 무차별적 처우 개선은 검토하지 않을 겁니다. 제대로 일 안 하는 공무원은 정리돼야 하고 차별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가져가야 합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의 자유토론과 질의를 모두 들은 뒤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 발언을 했다.

▽김 대표=“개혁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다 뜻이 같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꼭 성공시키겠습니다. 당론 발의를 하는 편이 조금 덜 부담될 겁니다.”

새누리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과 무소속인 유승우 의원에게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받았다. 이날 오후 5시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등과 함께 의원 159명의 명의로 당론 발의한 개정안을 국회에 직접 제출했다.

김 대표가 직접 당론 발의에 서명한 것은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당 지도부 외 일부 의원만 개정안에 이름을 올리면 이들이 비판 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을 제출한 뒤 “야당과 내일부터라도 긴밀하게 협의해 가면서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해서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아이고, 오늘 참 기분 좋다”며 당 의원 전원의 뜻을 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뜻이 강경한 만큼 여권 내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무원노조와 야당의 반발은 갈수록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내건 ‘연내 처리’ 목표 시한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공무원연금 개정안 발의#새누리당#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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