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불발됐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는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2+2 회동에서 야당을 공식적으로 ‘개혁 파트너’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해 개혁안 최종 처리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 데 의미를 부여한 것.
그동안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에 대한 반발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동시에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야당은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해 결론을 지어야 한다며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을 거부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여야 지도부가 국민대타협기구와 국회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여야정을 비롯해 공무원 노조, 외부 전문가 등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구는 마련하되, 이와 별도로 최종 입법 과정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여당으로서는 공식적으로 야당과 함께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대타협기구와 국회 특위가 연내에 구성되더라도 개혁안 처리 시한을 못 박지 않아 최종 처리 시점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 물리적으로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은 어렵고 내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2월 임시국회 처리 또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2+2 추가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개혁안 처리 마지노선을 명시해 합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특위 활동시한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공무원연금 처리에 대한 여야의 암묵적 합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우선 야당이 연금개혁 논의 구조에 참여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추후 여야 지도부 간 논의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 한 해 내내 연금 개혁이 논의돼 온 만큼 (여야 간 논의도) 충분히 단기간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모멘텀을 잃어선 안 된다. 국민의 성원이 있을 때 연금개혁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절박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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