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조개혁이 근본 해결책” 시뮬레이션 통해 野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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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무원연금 개혁안 분석]‘구조개혁 vs 모수개혁’ 재정절감 비교

23일로 대타협기구의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시작된 지 85일이 됐지만 정부·여당과 야당·공무원노조는 계속 대치하고 있다. 개혁 방식을 공무원연금 전체 틀을 뒤집는 ‘구조개혁’으로 할지, ‘더 내고 덜 받는’ 모수(母數)개혁으로 할지로 쟁점이 압축되는 형국이다. 대타협기구 내에서는 “이 논쟁만 마무리되면 8분 능선을 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22일 단독 입수한 새누리당의 재정부담 추계 자료는 두 방식에 따른 정부의 향후 재정부담액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그동안 근거 자료 없이 말싸움만 반복해 온 ‘개혁 모델 논쟁’이 한 걸음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여당은 차제에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각오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야당은 2100년까지 많은 상황 변수가 있어 재정부담 추계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 새누리당 “구조개혁으로 근본적 해결”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의 재정부담에는 보전금(연금 부족분을 정부가 채워주는 금액)과 퇴직수당(공무원 퇴직 시 받는 금액), 부담금(사용자로서 정부가 부담하는 보험료)이 포함된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구조개혁안은 재직 중인 공무원과 신규 채용 공무원의 연금 구조를 둘로 나눈다. 재직자는 현행 각 7%인 기여율(월급에서 연금으로 떼는 보험료 비율)과 부담률을 2018년까지 10%로 올리고, 연금 지급액의 기준이 되는 지급률은 현 1.9%에서 1.25%로 낮춘다. 신규 공무원은 기여율과 부담률을 4.5%로, 지급률은 1.0%로 낮춰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한다. 현재 재직 중인 공무원들에 대한 연금 지급이 끝나면 사실상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통합된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공무원들이 연금을 받는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보전율과 지급률이 낮은 신규 공무원이 늘어날수록 구조개혁의 효과가 뚜렷해지고 2070년 이후에는 모수개혁과의 차이가 분명해진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설명. 한 예로 2090년에는 구조개혁이 이뤄질 경우 재정부담이 38조2829억 원, 모수개혁은 41조8801억 원으로 구조개혁을 할 때 3조6000억 원가량 재정이 더 절감된다.

또 공무원 퇴직수당은 현재 민간 대비 39% 수준에서 민간 수준으로 올리도록 설계돼 있다. 신규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보험료를 덜 내는 만큼 별도로 공무원연금공단에 저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2070년까지는 모수개혁의 재정 절감 효과가 더 큰 만큼 국민이 느끼는 ‘개혁 체감도’가 낮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 모수개혁, 중기 재정부담 절감에는 효과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 측은 구조개혁보다는 모수개혁을 선호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이 분석한 모수개혁 모델은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연금 대타협기구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밝힌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이다.

이 모델의 핵심은 재직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의 구분 없이 기여율과 부담률을 점진적으로 10%까지 올리고, 지급률은 1.65%로 낮추는 것이다. 신규 공무원연금 수급자의 연금 상한액을 전년도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1.5배로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가 되면서 중기적으로는 재정 절감 효과가 뚜렷하다. 모수개혁이 이뤄지면 2030∼2070년에는 현행 대비 14∼25% 재정이 절감되는 반면 구조개혁에 따른 절감 효과는 4∼20%에 그쳤다.

모든 공무원에 대해 기여율과 지급률이 똑같이 적용되므로 신규 공무원과 현 재직자 간의 갈등도 피할 수 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구조개혁에 따라 공무원 집단 내에 두 가지 층이 생기는 것은 공무원 인사정책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공무원 조직 전체를 생각하면 확실한 모수개혁을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수개혁 방식으로 개혁한다면 장기적으로 재정 절감이 미흡하고, 향후 공무원연금 개혁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5년과 2000년, 2009년 모두 모수개혁 방식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뤄졌지만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 구조개혁과 모수(母數)개혁 ::

구조개혁은 장기적으로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연금 체계 자체를 고치겠다는 방식. 모수개혁은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의 틀을 유지하되 내는 보험료와 받는 보험금 등의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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