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마감 시한을 이틀 앞둔 26일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물밑에선 막판 합의안 도출을 위한 의견 조율에 부심했다. ○ “야당안과 김태일안 놓고 협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은 ‘앙꼬 없는 찐빵’ 같은 안을 내놨다”며 “개혁안 내용을 명확히 하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완결되지 않은 개혁안을 내놓은 건 공동의 숙제로 비워 둔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이를 모호한 안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건 대타협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공방 속에서도 대타협기구 회의에서는 일부 진전된 기류가 감지됐다. 연금개혁분과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야당안과 대타협기구 위원인 김태일 고려대 교수가 제안한 가칭 ‘김태일안’으로 좁혀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일안의 핵심인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 수준으로 통합’이라는 틀은 새누리당의 안과 같다. 다만 ‘별도의 저축계정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새누리당도 여기엔 찬성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기여율(매달 내는 보험료율) ‘7%+α’, 지급률(퇴직 후 받는 월 수령액 비율) ‘1.9%―β’로 하는 자체 개혁안을 냈다.
조 의원은 “이 안들을 재정추계 모델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거쳐 27일 전체회의에 앞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연금 수령액 예측치, 정부 재정부담 규모 등이 공개되는 것이다. 다만 소득대체율(재직 시 소득 대비 퇴직 후 수령액 비율)을 논의하는 노후소득분과위원회 회의에선 각 주체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분과위 활동을 종료했다.
○ 공무원노조, 오늘 자체안 공개
공식 협상과 별도로 여당과 야당, 공무원노조는 물밑에서 각자 제시할 기여율과 지급률 수치 마련에 착수했다. 현행 공무원연금은 기여율 7%, 지급률 1.9%다.
구조개혁을 주장하는 새누리당은 모수개혁을 하더라도 재정 절감 효과가 충분하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여당은 ‘기여율 10% 이상, 지급률 1.65% 이하’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기여율 9%, 지급률 1.7% 정도로 수치를 좁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노조도 27일 자체적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대타협기구 활동 종료 직전에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무원노조는 기여율을 7%보다 높일 수 있지만 연급 지급률은 현행 1.9%를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구 공무원에 대한 연금제도 차별, 퇴직금의 연금화에 대해 거듭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공무원노조는 26일에도 야당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공적연금 강화 국민행동’의 정용건 집행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만나 “새정치연합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많은 노동시민단체가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대타협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하나의 안을 제시한 것이지 우리 안을 고수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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