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93兆 증가… 절반이 연금 빚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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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47兆 ↑… 중앙+지방 ‘국가채무’ 530兆 최대

지난해 국가채무에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의 충당부채(미래에 지출될 예상액) 등을 더한 광의(廣義)의 국가부채가 93조 원 늘어 총 12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을 합한 국가채무도 사상 처음으로 500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내년부터 국고보조사업의 숫자를 10% 줄이고, 신규 재정사업을 벌이려면 그만큼의 기존 재정사업을 정리하는 ‘원아웃, 원인(one-out, one-in)’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연금과 복지사업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

7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14 회계연도 국가결산’과 ‘2016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심의 의결했다.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채와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등을 모두 합한 국가부채는 총 1211조2000억 원으로 전년(1117조9000억 원)보다 93조3000억 원 늘었다. 국민 1인당 2402만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국가부채 증가 원인으로 경기 활성화를 위한 국채 발행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의 충당부채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국채 증가분 중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 증가분이 절반(50.7%·47조3000억 원)을 차지했다. 이는 국채, 국민주택기금 등에서 발생한 채무(46조 원)보다 많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총 충당부채는 각각 523조8000억 원, 119조8000억 원이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9조4000억 원, 7조9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관리재정 적자 5년만에 최대 ▼

국가채무는 530조5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7000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7%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둬야 하는 사회보장성 기금(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의 흑자를 뺀 관리재정수지는 29조5000억 원 적자를 봤다. 2009년(43조2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적자다.

국가채무가 늘어난 것은 장밋빛 성장률 전망을 토대로 예산을 짠 결과 실제 세수가 그에 미치지 못한 까닭도 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예산 편성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는 2.2%포인트에 이르렀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각 부처는 2000여 개에 달하는 국고보조사업 중 10%인 200개를 폐지해 예산을 신청토록 했다. 하지만 액수 기준이 아닌 숫자 기준이어서 실효성이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재정사업의 경우 신규 사업을 벌이려면 같은 수의 기존 사업을 폐지해야 하는 ‘원아웃, 원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아울러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배분 기준을 개편하고 세출 구조조정에 힘쓰는 지방자치단체에 특별교부금을 인센티브로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도로와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은 민자사업의 추진 여부를 먼저 검토할 계획이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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