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시한(5월 2일)을 코앞에 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연금 등을 포함한 ‘공적연금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 든 건 공무원연금제도의 기여율(매월 내는 돈)과 지급률(연금 수령액) 협상과 관련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여야는 공무원단체, 정부와 협의 끝에 ‘기여율 9.0∼9.5%, 지급률 1.70∼1.75%’ 수준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제 최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이 공무원단체와 부적절한 거래를 하며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의 야당 측 관계자는 “기여율과 지급률이 완전히 합의된 게 아니고 계속 논의해야 한다”며 “별도로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공적연금 강화’ 카드로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해 기여율과 지급률을 야당과 공무원단체가 원하는 쪽으로 최대한 관철시키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한 공무원단체 관계자는 “(지급률) 1.70%와 1.75%의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공무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치”라며 “정부가 1.70%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상황에서 기여율과 지급률 협상은 아직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원칙은 밑동째 흔들리고 있다.
우선 새정치연합이 공적연금 강화를 재차 꺼내 든 것은 지나치게 공무원노조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무원노조 측은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정부의 정리된 의견이 없다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지원이 아쉬운 판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공적연금 강화방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단독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절충점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협상의 묘’를 앞세워 적당히 타협해야 한다는 불가피론이다.청와대는 정부가 제시한 마지노선(기여율 9.5%, 지급률 1.70%)에서 더이상 물러나서는 성공적인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며 “더이상 양보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