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기대 못미치지만 시한 지켜 의미
국민연금 조정은 국민 동의 먼저”… 친박 서청원도 “국민에 큰 재앙”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에 대해 “개혁의 폭과 속도가 당초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여야가 합의해 당초 약속한 연금 개혁 처리 시한을 지킨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합의안이 시행될 경우 내년부터 공무원연금에 쏟아부을 재정 부담이 하루 100억 원에서 6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그쳐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쉽지만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과 별도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평균 급여 대비 연금액 비율)을 (40%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는데, 20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연금액을 조정하는 제도 변경은 국민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공무원연금 개혁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할 사항으로 반드시 먼저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내걸었지만 사실상 국민연금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따른 절감액보다 국민연금액 인상으로 인한 재정 부담이 훨씬 커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연금 담합’이라는 비판이 일자 두 사안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국민연금액 인상 합의에 대해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큰 재앙을 주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액 인상에) 합의해 놓고 (9월에 처리를) 안 했을 경우 (여야 관계에서) 지뢰를 밟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첫 단추”라며 앞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정치 개혁의 첫 과제로 대통령 사면권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5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주현 법무부 차관 등이 참석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특별사면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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