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안 처리 무산/여야 긴박했던 13시간]
기존 연계 합의안 효력유지 여부… 野 신임원내대표와 협상에 달려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산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쟁점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를 핵심으로 하는 공적연금 강화 방안이다. 이날 표현의 명기 문제를 놓고 여야가 다퉜듯이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도 불똥이 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의 기류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적연금 강화 부분을 제외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합의 내용은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6일 본회의가 무산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고, 앞으로 본회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가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 부분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 이미 합의된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유지될 수 없다는 생각을 내비치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명목소득대체율 50% 상향 조정 방안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기존 합의안을 바탕으로 새누리당이 7일 선출될 새정치연합의 신임 원내대표와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국민소득 명목소득대체율 50%’를 국회규칙에 명기해야 한다고 고집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뜻을 철회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문 대표가 이 발언을 철회할 명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문 대표는 6일 밤 전격적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불발의 책임을 청와대, 즉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렸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결국 민심의 향방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더 옹호할지, 아니면 공적연금 강화를 더 지지할지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쉽다. 무력감을 느낀다”며 당황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하루 종일 국회에서 대기하던 이 처장은 오후 9시가 넘어 국회를 나섰다. 그는 “공무원연금이 아닌 국민연금으로까지 (논란이) 번지면서 인사처가 어떻게 개입할 여지가 없게 됐다. 팔을 비틀린 채 잡혀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미래 세대를 위한 중립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우리 세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뜻을 모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