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문체부 인사개입 의혹
국회 교문위 ‘인사 외압설’ 추궁
장관 “간부 경질, 비리 소극대응탓 ”… 野 “金차관이 李 청탁 대행 안했나”
‘여야 싸움 몰고가야’ 메모 파문… 장관 “차관에 건넨 국장 인사조치”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청와대 인사 개입’ 발언과 ‘정윤회 동향 문건’ 파동의 당사자인 정 씨 딸의 특혜 의혹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유 전 장관이 ‘김종 문체부 제2차관과 청와대 이재만 비서관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정확하다. (청와대) 청탁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고 밝혔다”며 의혹을 해명하라고 추궁했다. 김 차관과 이 비서관은 한양대 동문이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유 전 장관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퍼즐이 다 끼워 맞춰졌다”며 김 차관을 몰아붙였다.
김 차관은 “유 전 장관이 저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인터뷰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비서관은 모르고 딱 한 번 인사한 것밖에 없다. 만약 이 비서관과의 사이가 언론에 나온 대로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청와대의 승마협회 감사 지시 의혹 관련 담당자였던 노태강 전 체육국장,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의 경질 등에 대해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에 (비리) 민원이 들어가서 알아보라고 지시했더라도 업무 범위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유 장관이 당시 인사를) 해놓고 난 뒤 물러나서 이제 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질은) 체육계의 비리 척결이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은 정 씨 딸의 경기성적증명서 등을 제시하며 “해당 선수는 2007년부터 계속 1등을 했고,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장마술에서는 남녀 선수 32명 중 5등을 차지해 금메달에 기여했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를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이 김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고 적힌 메모를 전달한 것이 문제가 돼 한때 정회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설훈 위원장은 “이런 일이 세상에 어떻게 있을 수가 있느냐”며 “공직자가 그걸 직속상관에게 메모라고 전달하고 있나”라며 질타했다. 김 장관은 “부서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공식 사과한다”며 “상임위가 끝나는 대로 가서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유 전 장관이 인사 개입 당사자로 김 차관을 지목하고 김 차관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서자 문체부 내부는 착잡한 분위기였다. 문체부 출신의 전직 고위 간부는 “현직 차관이 전 장관에게 소송을 거는 초유의 사태를 밖에서 봐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