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보분실 崔경위는 언론에, 韓경위는 한화에 靑문건 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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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파문]檢, 서울청 경찰 2명 체포

검찰이 ‘정윤회 동향’ 문건 등 세계일보 보도의 근거가 된 청와대 문건들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경찰이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9일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윤회 동향’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상자 등 복수의 경로를 통해 문건을 빼낸 것도 확인했다.

○ “최 경위가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최모 경위에게는 ‘정윤회 동향’(11월 보도) ‘최모 비서관 비리 의혹’(7월 보도) ‘비위 청와대 행정관의 원대복귀’(4월 보도) 관련 등 보고서 뭉치를 세계일보 기자에게 건넨 혐의를, 한모 경위에게는 승마협회 동향 문건을 빼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한화S&C 소속)의 진모 차장(45)에게 건넨 혐의를 두고 있다. 검찰은 한 경위가 문건을 건네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 건물 20층 진 차장 사무실의 사물함과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박 경정과 최, 한 경위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e메일 송수신 기록을 정밀 분석하자 예상치 않았던 진 차장이 등장했다. 6년 동안 국회 정부 경찰 등을 상대하는 ‘대외협력업무’를 맡아 와 ‘정보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진 차장이 한 경위와 카카오톡 또는 e메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시로 공유해 온 사실이 확인된 것. 진 차장은 박 경정과도 수시로 통화하며 정보를 공유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들고 나갔던 문건 일부가 진 차장에게까지 건너간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 밖으로 문건을 들고 나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에 잠시 보관하던 중 한 경위가 이를 복사한 뒤 친분이 깊던 진 차장에게 일부 문건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한 경위에게서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로 보낸 박스 2개 분량의 짐 등 여러 경로에서 청와대 문건을 입수해 복사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최, 한 경위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박관천-조응천, 한화 쪽 경로에 개입 의심

검찰은 최, 한 경위 두 사람이 진 차장과 주고받은 문건의 작성자가 박 경정이라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 경위의 휴대전화 저장 파일을 복구한 결과 “박 경정에게서 (청와대) 문건을 받았다”는 모 기자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한화 측으로 유출되는 과정에 박 경정과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관비서관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한화 진 차장의 윗선이 검찰 수사관 출신 임원 A 씨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 씨는 조 전 비서관과 검찰 재직 때부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 조 전 비서관이 2008년 당시 국가정보원장 특보였을 때 A 씨 역시 국정원 요직에 파견 나가 있었다. 진 차장 등이 ‘양천회’ 멤버로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을 자주 만나 왔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런 인맥 관계를 통해 ‘정윤회 동향’ 문건 외에 또 다른 청와대 내부 문건이 다수 한화 측에 흘러들어갔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진 차장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한두 건이 아닌 점에서 진 차장이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된 청와대 문건의 ‘은닉 장소’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10일 정윤회 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조건희 기자
#정윤회 문건#청와대 문건 유출#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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