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부터 ‘양천(조응천+박관천)모임’ 관련 의혹 등을 담은 특별감찰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11일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윤회 동향’ 문건을 만든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특정 모임을 통해 조직적으로 허위 보고서를 양산해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부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참모의 특정 사조직이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초유의 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당사자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이들과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3인방이 과거부터 인사를 둘러싼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며 “‘반군(叛軍)’이 될 만한 이유는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는 양천모임의 핵심 고정멤버는 조 전 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운영하는 EG의 홍보팀장 출신 전모 씨, 검사 출신 최모 변호사, 오모 청와대 행정관 등 4명. 여기에 박 경정과 국가정보원 국장 출신 고모 씨, 언론사 간부 김모 씨, 검찰 수사관 박모 씨도 부정기적으로 접촉을 해 온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지만 EG 회장의 최측근인 전 씨는 EG에서 10여 년을 일하며 박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박 회장 관련 부분을 전담한 조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출범 당시 그를 청와대로 데려오려 했지만 3인방 측이 “대통령 동생의 측근을 청와대에 두면 잡음이 생긴다”고 반대해 좌절됐다. 조 전 비서관은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친인척 사정에 밝은 박 회장 쪽 사람을 채용해 관련 업무를 맡기자고 했더니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후 전 씨는 (조 전 비서관의 전 직장인) 한 로펌의 고문으로 갔다.
박 경정은 지난해 12월 총경 승진 기회가 있었지만 좌절됐고, 2월 원대 복귀당한 뒤 일선 경찰서로 밀려났다.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박 경정과의 대질조사에서 ‘청와대를 떠나기 전 (경찰 인사와 관련해)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죽이겠다’고 했지 않느냐’고 하자, 박 경정은 ‘그렇게까지 얘기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관 박 씨에 대해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아 (청와대로) 데려오려 했지만 박 씨가 ‘승진할 시기를 앞두고 있어 파견을 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박 씨가 ‘나는 박지만 쪽 사람이라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소문이 검찰 안팎에서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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