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건 파동 배후 메모가 담긴 ‘김무성 수첩’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배후 발언의 발설자인 음종환 대통령홍보수석실
행정관은 14일 사표를 제출했고 청와대는 즉각 면직 처리하기로 했다. 청와대 기강이 땅에 떨어지고 당청(黨靑) 관계의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을 봉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가 막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구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 대표 측과
친박(친박근혜)계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문건파동 배후는 K(김무성) Y(유승민)’라는 메모가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갈등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14일 배후 발언의 발설자인 음종환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은 논란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고 청와대는 즉각 이를 수리한 뒤 면직 처리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당청(黨靑) 갈등을 급히 봉합하고 있음에도 ‘메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음해를 당하는 게 참 기가 막힌다”며 불쾌해하면서도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다. 자칫 당청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여권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비박계에서는 음 행정관의 발언 시점이나 출신 배경으로 볼 때 단순한 ‘실무자의 실언’ 수준이 아니라는 기류가 강하다.
음 행정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대선 승리 2주년인 다음 날(1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계 중진 7명과 만찬을 했고,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를 놓고 김 대표와 정면충돌했다. 12월 30일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선 김 대표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친박계의 ‘반격’ 움직임과 시점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음 행정관은 친박계 인사들과 폭넓은 인연을 맺어왔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캠프의 공보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주중 대사로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전 의원 보좌관을 지낸 경력도 있다.
비박계는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거부감이 음 행정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말이 안 되는 소설”이라며 “함량이 안 되는 인사들이 술 먹고 실수한 것으로 봐야지, 더 나아가면 당이 혼란스러워진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청와대와 당의 갈등구조가 표면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 김영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항명 사태에 이어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 논란이 불거지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음 행정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러나 공직자로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오늘 오후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을 통해 확인 요청이 있었다”며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음 비서관의 발언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비박계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가 기강이 없으니 행정관들이 밖으로 나와 술자리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청와대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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