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헌재 인근 1300여명 몰려
“정치적인 계략… 독재만행 규탄”, “종북주의자 뿌리 뽑는 계기로”
곳곳에서 찬반집회 이어져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9일 오전 10시 36분, 헌재 인근인 서울 종로구 운니동 래미안갤러리 앞은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한국진보연대 주관으로 통진당원 등 600명(경찰 추산)이 모여 ‘민주수호 진보당 강제해산 반대집회’를 하던 곳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2.5t 트럭에 설치된 120인치 스크린 방송으로 소식을 접했다. 이들은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나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일부 당원은 고개를 숙인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가 기각이라는 판결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으로 믿고 염원한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헌재의 정당해산 결정이 난 뒤 우현욱 서울진보연대 중앙위원이 참가자들 앞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정치적인 계략이다”라고 비판했다. 당원들은 “독재만행을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같은 시간 통진당 집회 장소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보수단테 700명(경찰 추산)이 모여 환호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은 해산 결정 직후 만세 삼창을 하고 애국가를 불렀고 인공기와 통진당 깃발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등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국민에게 온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해산을 환영했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도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진당 해산으로만 끝날 게 아니라 당원 명단을 공개해 곳곳에 암약하고 있는 종북주의자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헌재 주변에는 경찰 1000여 명이 배치됐다. 현행법상 헌재에서 100m 이내의 지역에선 옥외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보수단체와 한국진보연대의 집회는 100m를 벗어난 지점에서 열렸다. 양측 간 충돌도 우려됐지만 일부 개인 간 실랑이 외에 충돌은 없었다.
통진당원 약 300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사 앞에서 ‘민주수호 진보당 강제해산 반대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선 “박근혜 정권은 부당하게 재위한 권력으로 통진당 이름을 선관위에서 지웠다. 우리 가슴속에 아로새겨진 통합진보당 다섯 글자는 결코 지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 후 오후 7시부터는 시민단체 ‘민중의 힘’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연 집회 ‘박근혜 2년, 못살겠다! 다 모여라! 국민촛불’에 합류해 통진당 해산을 비판했다.
이 행사에는 8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2년 못 살겠다. 민주주의 살려내자”고 외쳤다.
한편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이날 오병윤 전 통진당 원내대표와 전체 당원을 대검찰청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통진당원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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