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테러한 김기종 씨는 검거 직전 “남북대화를 가로막는 전쟁훈련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키리졸브(KR)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북침전쟁책동’, ‘핵전쟁 연습’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답습하는 반미 종북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김 씨뿐만 아니라 다른 반미단체들도 매년 집회를 열어 키리졸브 연습을 남북화해의 장애물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키리졸브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방어목적의 연례훈련으로 ‘북침(北侵)훈련’과는 거리가 멀다. 한미 군 당국은 해마다 북측에 훈련일정을 사전 통보하는 한편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관계자들을 참관시키는 등 투명하게 진행해왔다.
오히려 키리졸브 연습을 빌미로 북한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미사일 발사 등 대남기습도발을 감행해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중요한, 핵심적 결의’라는 뜻의 키리졸브(Key Resolve) 연습의 주된 목적은 북한의 침략으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한미연합작전계획(OPLAN)에 따라 미군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 절차와 한미 연합군의 전쟁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다. 북 전면 남침시 미국은 69만 명의 병력과 160여척의 함정, 2000여대의 항공기 등 대규모 증원군을 파견하도록 돼 있다. 미 증원군의 병력과 장비를 신속히 한반도에 배치해 최전방지역으로 이동시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게 핵심이다.
이런 훈련과정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된다. 매년 한국군 1만여 명과 미군 3500~5000여명 정도가 참가해왔다.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서북도서에 대한 포격이나 기습 점령에 맞서 한미 연합군이 해·공군력을 동원해 격퇴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쿠데타 내란 등 북한 급변사태 시 핵무기 등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고 수복 지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작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졸브 연습은 2007년까지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다 2008년부터 이름을 바꿨다. 통상 2주간 진행되는 훈련은 1부(방어작전)와 2부(반격작전 및 사후강평)로 진행된다.
한편 국방부는 올해 키리졸브 연습의 1부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5일 끝났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변인은 “예상보다 훈련이 원활히 진행돼 1부가 조기에 종료된 것”이라며 “리퍼트 대사의 피습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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