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얼마나 힘들지 이해된다” 리퍼트, 한국어로 “따뜻한 말씀 영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테러당한 美대사]9년전 ‘닮은꼴 테러’ 경험 朴대통령, 리퍼트와 5분간 통화

2006년 5월 20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도중 ‘커터 칼’ 습격을 당했다.
2006년 5월 20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도중 ‘커터 칼’ 습격을 당했다.
“몇 년 전 비슷한 경험을 한 입장에서 (마크) 리퍼트 대사가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된다.”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오후 2시 20분경(한국 시간 오후 7시 20분경) 리퍼트 대사와 직접 통화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5분간 통화하면서 “이런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말을 할 수 있는지 알고 나서 연락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박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을 듣게 돼 영광”이라고 한국말로 인사했다. 이어 “의사로부터 박 대통령께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어 오늘 통화가 더욱 특별한 대화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미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일들을 항상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비슷한 경험’은 9년 전인 2006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당한 ‘얼굴 테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범인이 준비한 칼로 얼굴에 상처를 입었고, 공교롭게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당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려고 단상에 오르다가 지충호 씨로부터 ‘커터 칼’ 공격을 받았다. 당시 오른쪽 뺨에 11cm 길이의 자상을 입은 대통령은 성형외과 교수의 봉합 수술을 받았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장 인요한 박사와의 인연도 공통점이다. 인 박사는 리퍼트 대사의 ‘비공식 주치의’를 맡고 있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이재명 egija@donga.com / 김정안 기자
#박근혜 대통령#리퍼트 대사#리퍼트 대사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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