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 아빠, 힘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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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블로그에 쾌유기원 행렬
“당신을 사랑하는 한국인 더 많아”… 애칭 부르며 640개 댓글 쏟아져
트위터 팔로어도 8000명 늘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쾌유 메시지’로 주한 미국대사를 ‘폭격’하고 있다.”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격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2)의 개인 블로그에 한 한국인이 덧붙인 말이다. 리퍼트 대사 피습 이후 온라인에서는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리퍼트 대사가 사고 직후 보여준 의연한 태도에 대한 감동과 함께 테러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담은 글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민간 외교’ 효과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오후까지 리퍼트 대사의 블로그인 ‘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에는 64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피습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댓글이 하나도 없었던 ‘서울에서 보낸 첫 번째 음력 설’이라는 게시물에는 쾌유를 비는 메시지 행렬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한국을 사랑하는 대사에게 이런 일이 벌어져서 가슴이 아프다”며 “빨리 쾌유해서 행복한 한국 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송종식 씨는 “이번 사건은 한국과 미국 국민을 향한 폭력”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우호는 (김 씨의) 칼 한 자루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리퍼트 대사를 ‘세준 아빠’란 애칭으로 불렀다. “세준이 아버님 이번 일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라거나 “세준이를 위해서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세요”란 내용의 글이 많았다. 리퍼트 대사가 1월 30일 첫 아들 출산 소식을 전하며 “아들의 이름은 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다. 사주 전문가에게 받은 한국 이름을 넣어 우리 가족은 아들을 보통 세준이라고 부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신이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돼 이번 사건이 더 가슴 아프다”며 비통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리퍼트 대사의 트위터 계정 팔로어도 기존 2000여 명에서 6일 오후 1만여 명 수준까지 늘었다. 특히 리퍼트 대사가 5일 수술 직후 “(나는) 잘 있고 굉장히 좋은 상태”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적은 직후 팔로어가 크게 늘었다.

배긍찬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민들의 쾌유 메시지 열풍은 사건 이후 리퍼트 대사가 보여 준 의연한 대처에 감동받은 것”이라며 “비록 초유의 피습 사건이 발생했지만 다수의 한국인은 여전히 미국을 우방으로 본다는 ‘민간 외교’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6일에도 서울시내 곳곳에선 테러 규탄과 리퍼트 대사 쾌유를 비는 집회가 이어졌다. 자유청년연합은 오후 7시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을 들고 ‘미 대사 테러 규탄 및 쾌유 기원 문화제’를 열었다. 청년단체인 ‘청년이여는미래’ 회원 등은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반테러 미 대사 쾌유 기원 청년 대학생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천호성 기자
#리퍼트#블로그#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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