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55·구속)의 주변 인물을 수사하면서 김 씨가 접촉해 온 주요 인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이 김 씨의 통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그는 최근 1년 사이 이적단체인 ‘우리민족련방제일통일추진회의(련방통추)’ 김수남 대표의장(74)과 70여 차례, 간첩 혐의로 복역한 김낙중 씨(80)와 5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8일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아와 취재진에게 “(김 씨가) 운동권 후배니까, 옳은 일 했으니까 면회 좀 해야지”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의 면회를 불허했다.
김 씨가 두 사람과 ‘새날희망연대’라는 진보 성향 원로모임에서 만나 온 사실도 확인됐다. 김 의장은 “(김 씨가) 새날희망연대에서 하는 행사에 안 빠지고 나온다. ‘기독자교수협의회’라는 단체 강의에도 안 빠지고 나오니 가끔 만났다”고 말했다. 새날희망연대의 월례회의 참석자 명단을 보면 김낙중 씨도 참여해 왔다고 기록돼 있다.
김 씨는 범행 직전에 자체 제작한 유인물 30여 장을 행사장에 와 있던 노정선 연세대 교수의 가방 속에 넣고 과도로 리퍼트 대사를 공격했다. 노 교수는 새날희망연대가 1월 연 포럼에서 ‘작전권과 동북아 정세’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노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1월 강연에 김 씨가 참석자로 왔지만, 친하지는 않고 얼굴만 안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씨는 기자들에게 노 교수에 대해 “같이 통일운동 하던 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김 씨는) 잘 알지 못하는 친구이고, 만나서 깊은 대화를 나눌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김낙중 씨 부인은 9일 기자와 만나 “남편은 김 씨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의장, 김태갑 전 련방통추 충남의장을 포함해 김 씨와 통화했던 국보법 위반자 40여 명을 주시하고 있다. 이적단체로 규정된 범민련과 민권연대, 옛 통진당 간부 등을 포함하면 대상은 50여 명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수사당국은 김 씨가 ‘우리마당 3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한반도 밤나무 심기 사업(너와밤나무 사업)’ 등에 후원금을 낸 40여 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