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찌른 김기종 씨(55·구속)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23일 열린 현장검증을 거부해 목격자들로만 검증 절차가 진행됐다.
당초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범행 현장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김 씨의 동선과 목격자들의 움직임을 재현하며 범행 당시 상황을 검증할 계획이었다. 김 씨를 태운 호송차량은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후 2시 25분경 세종문화회관 뒤편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김 씨가 참여 거부의사를 밝혀 결국 오후 2시 35분경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이 김 씨를 설득했으나 김 씨는 완강히 거부하며 하차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인 김 씨 없이 행사 주최 측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와 목격자,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등 10여 명을 불러 이동 동선 등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검증했다.
14일 경찰로부터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2차장)은 김 씨의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와 함께 김 씨 집에서 나온 이적표현물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고심 중이다. 김 씨는 이적물에 대해서 “내 집은 많은 사람이 드나들던 사랑방처럼 이용되는 곳이어서 내 것이 아니고 누구 것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접촉한 인물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리퍼트 대사를 가격하는 것을 지시 또는 공모했는지 수사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적용을 위해 추가 증거를 찾고 있다. 검찰은 23일 만료되는 김 씨의 구속기간을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해 보강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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