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검찰 수사 어디로]
成회장측 “유품중 메모만 못받아”… 검찰 “수사상 필요한 압수 물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웃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를 두고 검찰과 유족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치인에게 돈을 건넨 정황이 적혀 있는 메모지이지만, 유족들은 성 회장의 유품인 이 메모지를 검찰이 일방적으로 가져간 것에 반발하고 있다.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10일 성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9일 저녁 성 회장의 장남이 유족 대표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유품을 확인하던 중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한 명이 와서 ‘메모지는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에 따르면 이 검사는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양해해 달라”고만 말했다는 것. 메모지 열람은 물론이고 복사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상무는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검시를 지휘했는데 특수부 검사가 등장해 놀랐고, 유가족의 권리(유품 확인)까지 박탈해 의아했다”면서 “메모지의 내용이 성 회장이 적은 것과 달라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유족이 받은 성 회장 유품 확인서에는 ‘메모지 1장, 휴대전화기 2대, 현금(8만 원), 장갑 1쪽, 면봉 2개, 안경 1개, 모자 1개’라고 적혀 있다. 유족 측은 “메모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유족은 아무도 메모지를 직접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언론을 통해 메모지 내용이 보도될 때까지 크기와 분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민감한 내용이 담긴 이 메모지를 새로운 수사의 핵심 물증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메모지는 수사상 필요한 압수 물품으로 판단했다. 수사 자료이기 때문에 유족에게 공개할지는 검찰이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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