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에게 전달한 2억 원의 용처를 ‘대선자금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사건 여파가 2012년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성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에게 줬다는 2억 원에 대해 “이 사람(홍 의원)도 자기가 썼겠느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며 정식 회계 처리가 안 된 불법 대선자금임을 강력 시사했다. 홍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같이 (조직본부)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고 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홍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며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할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이어 “성 회장은 조직총괄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선진통일당 소속 의원이었던 성 회장은 2012년 11월 새누리당과 합당한 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 회장이 부위원장 자격으로 선대위 간부들과 접촉하면서 자금을 줬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김성수 대변인은 “선대위 부위원장과 선대위 본부장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성 회장 메모에 ‘3억 원’이라고 적혀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2012년 대선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다. 2억 원이라고 표시된 ‘부산시장’은 서병수 당시 당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으로 추정된다.
성 회장이 유 시장과 서 시장에게 돈을 줬다는 시점과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서 대선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야권은 대선자금 문제와 연결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합당 직후 대선이 치러졌던 만큼 선진통일당 출신 성 회장으로서는 나름의 의욕을 갖고 움직였겠지만 자금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친박 게이트’ 대책위원장 전병헌 최고위원은 12일 “새누리당이 아무리 빨간색으로 덧칠해도 차떼기라는 본색은 여전함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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