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휘말린 이완구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27일 돌아오기 전에 먼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조기 자진 사퇴론이 여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16일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가 독대한 자리에서도 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당의 의견이 전달되기는 했지만 교체되더라도 대통령 순방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야당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언급하며 압박해오고 있고, 이 총리를 둘러싼 여론도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더 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총리가 거취를 먼저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와 각을 세워온 친박(친박근혜)계도 김 대표에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미 국민의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이 총리의 거취 표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 일정 등에 대해 협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회동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경 운영위를 소집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주례회동에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날짜와 운영위 개최 여부를 논의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동 뒤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요구사항에 대해 유승민 원내대표와 논의해 21일 주례회동에 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대해 큰 틀에서 이미 합의한 만큼 21일 주례회동에서 개혁안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