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사진)의 측근들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돈 심부름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윤모 전 부사장(52)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 지사와 측근들은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본 것일 뿐”이라며 ‘회유 의혹’을 부인했다.
경남도 산하기관장 A 씨(59)는 24일 “리스트가 공개된 뒤인 11일과 12일 이번 사건의 진행 상황 등이 궁금해 윤 씨에게 전화를 건 것은 맞다”며 “1996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 그 정도 통화는 할 수 있고, 회유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12일 통화에서 윤 씨에게 ‘(1억 원을) 성 회장에게서 안 받았다고 하면 안 되겠더냐’고 물으니, ‘안 됩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또 ‘그러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그 돈을) 선거 살림에 보탰다고 하면 안 되나’라고 했을 때에도 ‘그게 말이 됩니까’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A 씨는 “홍 지사나 윤 씨 모두 안 다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에 자택이 있어 주말에 상경하는 A 씨는 “18일 오후 3시 서울 H호텔에서 윤 씨와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그날 낮 12시경 윤 씨가 전화로 ‘가기 어렵겠다’고 해 ‘그러면 몸조리 잘하라’ 하고 전화를 끊은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A 씨는 윤 씨와의 통화 사실을 15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도내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남형 기업트랙 개설 협약식’을 마친 뒤 홍 지사에게 전했다. A 씨는 “홍 지사의 부탁이나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씨 측은 “홍 지사가 수사를 많이 해본 검사 출신이면서도 이런저런 흔적을 많이 남겨 놓았다”며 “A 씨와의 통화 내용을 윤 씨가 녹음해 놓았고 이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24일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15일 A 씨 얘기를 듣고 ‘엄중한 시점이므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지 말라’고 했다”면서 “주변에서 사건 내용을 알아본 것을 회유라고 하면 좀 과하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A 씨는 1998년부터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다 2006년 이후 2년 정도 홍 지사와 일했으며,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홍 지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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