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사진)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노무현 정부가 단행한 사면의 제반 의혹을 면밀히 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성 회장 특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데 이어 본격 수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검찰 수사의 ‘물 타기’ 의혹을 제기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 황 장관 “추가 비리 의혹 단서 생기면 수사권 발동”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황 장관을 상대로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8명을 먼저 수사하지 않고 물 타기 형식으로 사면을 들여다보려 하느냐”고 따졌다. 이춘석 의원은 “성 회장의 사면 절차에 불법 요소가 개입됐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은 “과거 정권 사면의 위법성을 따지는 건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황 장관은 “아직 범죄 수사로 들어갈 증거가 확보된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추가 비리 의혹이 생기거나 문제가 제기되면 그때 (수사할지를)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범죄는 돈이 오간 경우 말고도 여러 범죄가 있다”며 “단서가 있을 때 수사권을 발동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의 특사를 놓고 검은돈이 오간 것 외에 다른 형태로 로비가 벌어졌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특사, 파행의 절정” vs “李-洪부터 영장을”
새누리당은 황 장관의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홍일표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 법무부의 명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 회장을 사면한 것은 ‘사면 운영 파행의 절정’”이라며 “(성완종 사건 관련) 불거진 문제를 수사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변호사 시절 수임했던 페스카마호 살인 사건의 당사자를 2008년 특별감형해 준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자 황 장관은 “(누가 사면을 요청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은 검찰 수사 과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임내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가 뭐냐”며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면서도 “수사라는 건 그림 그리기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법안’(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고 동영상을 60일 이상 저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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