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대선때 홍문종 동선-자금흐름 추적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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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회장에 대선 즈음 수억원 전해”… 경남기업 前부사장 진술 확보
洪의원, 당시 朴캠프 조직본부장… 대선자금으로 수사 확대될지 주목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및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의 2012년 대선 당시 동선과 자금 흐름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수사에 이어 홍 의원을 세 번째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최근 나흘간 잇따라 소환 조사한 한모 전 경남기업 재무담당 부사장에게서 “2012년 총선을 전후해 2억 원, (같은 해) 대선을 즈음해 수억 원을 성 회장에게 마련해 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한 전 부사장과 회사 직원들에게 돈을 마련할 당시 홍 의원과 만난 적이 있는지 동선을 맞춰보고 있으며, 홍 의원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지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현장 전도금 명목의 성 회장 비자금 32억 원 중 9억5400만 원이 2012년에 쓰인 것으로 파악했다.

일단 한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홍 의원에게 줄 돈’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성 회장과 경남기업 측 계좌 추적 및 직원 진술을 바탕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이었던 홍 의원 쪽으로 건네진 돈이 없는지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홍 의원 관련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자금 추적 결과에 따라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검찰은 대선자금 전반을 들여다봐야 할 단서는 아직 발견된 게 없으며, 당장은 홍 의원이 성 회장에게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1원이라도 받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검찰이 이 전 총리, 홍 지사에 이어 홍 의원을 세 번째 수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성 회장이 남긴 단서의 구체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성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은 본부장을 맡았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을) 통합하고 같이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데 제가 한 2억 정도 이렇게 줬다. 조직을 관리하니까”라고 말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나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과는 달리 ‘성완종 메모 리스트 8인’ 중 그나마 돈을 줬다는 시기가 특정돼 있다. 또 경남기업 직원과 압수물 자료 등을 통해 이 시기에 성 회장과 홍 의원의 동선이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정치적 ‘휘발성’이 큰 2012년 대선자금 관련 의혹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지 않을 때에는 정치권의 공방이 그치지 않을 것이고, 사건이 특별검사에게 넘어갔을 때엔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홍문종#로비#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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