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홍준표 8일 소환]
사시 함께 합격 30여년 알고지내… 둘다 6共비리 수사로 명성 얻기도
1990년대 당대 최고의 검사로 불리던 김진태 검찰총장(63)과 홍준표 경남도지사(61)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서로의 명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총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판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리를 걸고라도 진상을 규명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홍 지사 역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무죄 입증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김 총장은 이른바 ‘성완종 메모’에 적힌 정치인 8인 중 첫 소환자인 홍 지사를 조사할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수사 상황을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홍 지사와 사소한 인연이라도 있는 검사들은 아예 홍 지사 수사에서 배제하고, 직접 수사 전략과 조사 방향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과 홍 지사는 1982년 사법시험(24회)에 함께 합격한 사법연수원 동기다. 둘 다 늦깎이로 서른이 넘어 검사가 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92년 나란히 서울지검(지금의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발령을 받은 뒤 두 사람은 세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 총장이 특별수사1부, 홍 지사가 강력부에 몸담았던 1993년 두 사람은 노태우 정부 실세 인사들의 비리 수사에 나서는 등 김영삼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에 앞장섰다. 특히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의 비리 첩보를 서로 다른 경로로 입수해 각각 내사를 벌이다 홍 지사가 박 전 의원을, 김 총장이 엄삼탁 전 병무청장 수사를 맡아 둘 다 성공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홍 지사는 당시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모래시계’가 흥행하면서 대중적 명성을 얻었고, 1996년 총선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반면 김 총장은 검찰에 남아 ‘특별수사의 전설’이 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있으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때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신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 비리 등을 수사했다.
두 사람과 함께 일해 본 선후배 검사들은 김 총장과 홍 지사의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고 평가한다. 홍 지사가 다소 요란하게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이라면, 김 총장은 치밀하게 내사를 한 뒤 단칼에 비리 혐의자를 처단하는 스타일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은 “두 사람이 서로 스타일이 달라 동기라 해도 교류가 깊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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