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으로 주춤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개발 관련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 수사가 당시 자원외교를 둘러싸고 끊이지 않았던 정권 실세 연루설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12일 울산 소재 한국석유공사 본사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64)의 자택과 사무실, 석유공사의 투자자문사 메릴린치 서울지점 등 3곳에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강 전 사장은 재직 중이던 2009년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비스트와 정유 부문 계열사 노스어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매각하면서 석유공사에 1조3300억 원대의 피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1월 감사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강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영 실적을 내기 위해 부실 자원개발 업체를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하비스트 계열사 날을 시세보다 3133억여 원 높은 1조3700억여 원에 인수한 과정을 조사 중이다. 강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사 인수 직전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현 경제부총리)을 만나 보고하고 암묵적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 전 사장이 검찰에 출석해서도 같은 진술을 하면 최 부총리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석유공사의 인수 자문사인 메릴린치 서울지점이 당시 날의 주식 가치를 시세인 주당 7.3달러보다 높은 9.61달러로 평가한 배경도 조사 중이다. 당시 메릴린치 서울지점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라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 근무하며 하비스트 인수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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