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전문가 기술 간담회’를 다음달 6일 국정원에서 열기로 29일 합의했다. 야당은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등 6가지 자료를 요구했지만 국정원이 난색을 표해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각 당이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 2명 등 6명이 국정원 실무자와 다음달 6일 간담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일정은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여야의 견해는 엇갈렸다. 야당은 간담회에서 임모 과장이 삭제한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로그기록(사용기록) 등을 복원된 데이터와 비교,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전문가들이 국정원에 가서 들어보면 (자료를 모두 공개할 수 없는 이유를) 이해할 것”이라며 “로그파일을 보여주는 건 (보안 상) 어려워 목록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좀 더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정원이) 1차적으로 하드디스크 원본을 포함해 데이터의 용량은 보여줄 수 있지만 목록과 로그파일은 안 되겠다고 한다”며 “(14, 27일 정보위 회의에 이은) 3차 ‘종교 음악 합창대회’(무조건 믿어달라는 비유)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신임대표를 만나 “국정원에서 한 일이 모두 불법이나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검찰이 수사 중이니 정확한 진상을 확인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여러 논란에 연루된 일들이 있어 정부도 개선 방향을 논의해 왔다”며 “혹시라도 국가기관이 함부로 감청하고 도청하는 문제가 있을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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