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집필진 47명 구성… 명단은 공개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중학교 역사 26명-고교 한국사 21명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23일 중고교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 규모를 밝혔다. 하지만 관심이 쏠린 집필진 명단은 예상대로 비공개를 고수했다.

국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 공모에 교수와 연구원 37명, 현장 교사 19명 등 56명이 응모했다”고 밝혔다. 국편은 이 중 17명을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으로 최종 선정했다. 여기에 초빙한 중진 학자와 교사를 합쳐 47명으로 최종 집필진을 구성했다. 이 중 26명은 중학교 역사①, 역사②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집필한다. 나머지 21명은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을 맡는다.

가장 관심이 쏠렸던 집필진 명단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국편은 “집필진이 최대한 외부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집필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향후 명단을 공개할지, 만약 공개한다면 언제쯤 할지 등은 집필진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필진 비공개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2017년 초 국정 교과서가 완성된 뒤에도 집필진이 끝내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교과서에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 일동’ 또는 ‘국사편찬위원회 집필’ 식으로 표기하는 방안이나 이미 공개된 대표 집필진만 명기하는 방안도 국편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정 교과서가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 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까지 나오고 있다. 참고로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에는 국정 교과서 집필진이 구성되면 공식적으로 정부가 언론을 통해 집필진의 이름, 소속, 연구 업적 등을 공개했다.

집필진 비공개 방침으로 집필진에 대한 자질 검증이나 이념 편향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에 대해 국편 관계자는 “검증은 이미 교육부가 충분히 해서 뽑았고 정치권은 검증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의 검증이 필요한 점은 있지만 상황이 워낙 민감해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가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라 e메일 자료 배포로 이뤄진 것도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국정교과서#집필진#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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