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타던 ‘말 세마리’ 뇌물 인정될까…대법 결론 주목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3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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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이재용 국정농단 사건 29일 결론
하급심서 판단 엇갈린 말 세마리 뇌물 여부 쟁점

박근혜(67) 전 대통령과 최순실(63)씨,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최종 결과가 29일 나온다.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렸던 ‘말 세마리’가 뇌물로 인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9일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상고심 선고 기일을 연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씨와 이 부회장의 상고심 판단도 같은 날 내려진다.

전원합의체 쟁점 중 하나는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23)씨에게 제공한 살시도·비타나·라우싱 등 말 3마리에 대한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말값 일체가 뇌물로 인정될지, 말을 사용하면서 얻은 액수 미상의 이익만 뇌물로 인정할지가 이 판단에 달렸다.

앞서 진행된 세 명의 하급심에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에 대한 소유권이 삼성에서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보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2017년 8월25일 1심 선고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삼성이 최씨에게 마필 위탁관리계약서 서명을 요구하자, 최씨가 “이재용이 VIP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빌려준다고 했느냐”며 화를 낸 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고 발언한 점을 들어 2015년 11월15일 삼성이 최씨에게 살시도 소유권을 넘겼다고 봤다.

이후 구입한 비타나와 라우싱도 2016년 1월27일 매매계약 체결 당시 소유권을 최씨에게 이전했다며 말을 뇌물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이 달랐다. 지난해 2월5일 선고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마필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화를 내긴 했지만, 말 소유권을 넘겨달라는 취지가 아니었고, 박 전 사장의 발언 역시 소유권 이전 승낙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뇌물 액수는 86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었고,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 재판부 판단은 또 달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지난해 2월13일과 4월7일 1심 선고를 내리면서 말 세마리 모두 뇌물로 인정했다.

항소심도 재차 인정했다. 지난해 8월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1심과 같이 2015년 11월15일 살시도와 향후 구입할 마필에 대한 실질적 사용권과 처분권이 최씨에게 있다는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이 마필 위탁관리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건 말 소유권이 삼성에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분노한 최씨가 박 전 사장을 만나 실질적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확인하려 했다고 인정했다.

박 전 사장도 정씨 승마지원 관련 상당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최씨가 말 소유권까지 원한다는 사실을 그제야 인식하고 최씨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봤다.

양 당사자 사건에서 엇갈린 판단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론에 따라 정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원합의체 판단으로 한쪽 사건 뇌물 인정액이 달라지면서 세 사람 중 일부의 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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