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재용 뇌물 혐의 엄격 판단
신동빈 상고심에 영향 줄 수 있어
1·2심 판단은 같고 결과만 달라
대법원이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환송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자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 상고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공여한 뇌물액을 원심(2심)보다 약 51억원 더 인정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신 회장 대법원 판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씨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에서는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같은 해 10월 2심에서는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문제는 1·2심이 선고 결과는 달랐지만, 인정한 혐의는 ‘묵시적 부정청탁 인정, 명시적 부정청탁 증거 부족’으로 거의 같았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 관련 상고심 결과가 다소 엄격했던 걸 비춰보면 신 회장 대법원 판결이 1심에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재계는 롯데가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고 본다. 2015년 이후 롯데는 각종 사건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권 분쟁, 일본 기업 논란, 신 회장 구속,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또 한 번의 일본 기업 논란 등이 최근 4년 새 롯데에 닥친 일들이다. 여기서 만약 신 회장 상고심 결과마저 좋지 않을 경우 호텔롯데 상장 등 롯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또 한 번 늦춰지는 등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롯데는 “삼성과 롯데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뇌물 공여 부분은 이미 유죄가 인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결과가 원심에서 크게 뒤바뀌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바람 잘 날 없는 롯데”라며 “물론 삼성과 롯데가 처한 상황은 다르긴 하나 긴장할 수밖에 없는 판결이라는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직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미·중 무역전쟁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경제계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사법부의 배려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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