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정농단 사건 3년만에 선고
“박근혜-최순실-이재용 2심재판 모두 다시 하라” 원심 파기환송
李 뇌물액수 36억→86억으로… 법리적 쟁점 사법 판단 일단락
삼성 “기업 본연 역할 충실할것”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29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67), 최순실 씨(6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1) 등 3명이 모두 2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의 법리적 쟁점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3년 만에 일단락됐다.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강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에 관해 뇌물 혐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다른 죄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죄로 판단한 특가법 뇌물죄와 다른 죄를 하나로 모아 형량을 정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 관련 사건도 대법원은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 구입비(34억여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금액(16억 원)을 뇌물이 아니라고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 액수는 36억 원에서 50억 원이 추가돼 86억 원으로 늘었다. 또 박 전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했고, 그 대가로 뇌물이 제공된 것으로 대법원은 판단했다.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0년 및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은 최 씨에 대해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기업에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가 성립될 정도의 협박은 아니었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롯데가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해 두 재단에 낸 출연금은 뇌물로 인정됐다. 또 최 씨가 SK그룹에 뇌물 89억 원을 요구한 혐의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선고 직후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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