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정부 따돌리고 野의원 접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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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이 한국 정부의 공식 외교라인은 홀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를 대비해 야당과 적극 교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베이징의 외교소식통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등에 따르면 같은 당의 강훈식 김영호 정춘숙 의원 등 4명은 5일 오전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한반도 담당인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면담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연구소와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사드 등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과의 면담 주제도 북한 핵·미사일 대응,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통해 본 남북협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고, 의원들은 “사드 갈등의 근본 원인은 북핵에 있으므로 중국과 한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사드 때문에 간 게 아니라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측 인사를 만나 북한 얘기를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10월 북-중 국경 문제 협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이 의원은 사드와 관련해 “북핵 문제는 (한국과 중국) 공동의 문제이니 협력하자. 내년에 대선이 예정돼 있으니 함께 노력하다 보면 사드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4일에는 중국 측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민주당 심재권 의원을 베이징에서 만났다.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는 중국의 여행객 제한과 한류 제한 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을 듣기 위해 리진짜오(李金早) 국가여유(旅遊)국장 및 녜천시((섭,접)辰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한 달째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 정부를 무시하면서 공식 외교 라인은 사실상 불통인 가운데 의도적으로 야당 의원들과 가까운 자세를 보이는 것은 외교 관계에서 결례를 범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한상준 기자
#민주당#사드#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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