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9일 방송인 허지웅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가 이겼다”는 글을 남기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합성 사진을 올렸다. 앞서 이정현 대표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내 손에) 장 지진다”고 발언한 바 있으나 이후 발언 사실을 부인하며 풍자의 대상이 됐다.
허지웅은 해당 사진과 함께 “늘 말씀 드리지만 승리의 경험은 중요하다. 작은 승리를 해본 사람만이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이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탄핵안 가결이 ‘시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실 이겨본 일이 없다. 특히 우리 세대의 시민들은 이겨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전 세대가 겨둔 작은 승리들, 그러나 승리를 거두고도 그 성과를 엉뚱한 자들에게 넘겨주었던 경험을 오래된 사진을 통해 보았을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과하는 동안 광장에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엉망으로 구겨진 시민의 자존심과 국격이, 토요일의 촛불로 다려 펴지는 일이 매주 반복되었다”고 촛불집회에 모인 수 많은 분노들을 언급했다.
“전과 같으면 내분과 소란으로 흐지부지될만한 상황에서도 광장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다음 세대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는 책임감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허지웅은 “그리고 마침내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탄핵보다 훨씬 더 중요한, 특검이 진행 중”이라면서 “시민의 지지와 열의가 명확해야만 특검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말로 자신은 앞으로도 촛불집회에 참가할 것임을 밝혔다.
“어설픈 용서와 망각이 아니라, 정확하고 엄중한 처벌만이 이 작은 승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면서 놀라고, 참담해하고, 가슴을 쳤지만, 동시에 놀랍게도 최악의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면서 “우리는 이겼고, 그렇기 때문에 다시 이길 것이다. 여러분,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