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결정을” 헌재 앞 밝힌 촛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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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탄핵 국민의 뜻 헤아려야”

 10일 서울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발길은 광화문광장과 청와대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탄핵 결정이 국회에서 헌재의 손으로 넘어간 데다 자칫 민심의 방향과 다른 결론이 나올 것을 우려해서다.

 2차 청와대 앞 행진이 진행되던 오후 8시경 시민 1000여 명이 헌재 쪽으로 행진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 “법이 정한 행진경로를 따르자”며 만류하면서 헌재 앞 행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신 개인 또는 삼삼오오 헌재 앞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화성고 2학년 한승주 양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이제 촛불의 방향은 헌재로 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헌재에 주어진 시간(180일)보다 빠르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랐다. 헌재 앞 집회행렬에서 만난 시인 이영광 씨(51)는 “내년 1월까지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며 “결정까지 시간이 걸릴수록 여당에서는 또 다른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촛불 민심이 헌재로 직접 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냉정을 찾을 때라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이제는 합리적 법률적 논쟁을 통해 탄핵 절차를 진행해야 할 때”라며 “시위 위력으로 재판관을 압박하고 헌재가 이에 영향을 받기보다 시민과 헌재 모두 헌법에 입각한 냉정함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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