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진영이 12일 서로를 향해 ‘말폭탄’을 퍼부었다. 이날 친박계와 비주류의 막장 드라마는 결별의 명분을 쌓으려는 ‘계산된 도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공식 회의라기보다 친박계 지도부의 비주류에 대한 ‘선전포고’의 장(場)이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비주류의 양축인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박근혜 정권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먹던 밥상을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을 했다. 부모형제를 내친 패륜을 저지른 사람들이 집 대들보까지 뽑겠다는 것”이라며 “출당시킬 수밖에 없다. 본인들의 길을 가기 바란다”고 했다.
비주류는 즉각 반격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민심을 배반하고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며 친박계 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당 지도부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촛불 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의원이 그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8명은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감히 당 대표에게 ‘출당하라’는 얘기를 (누가) 함부로 하느냐. 정말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유 의원을 두고는 “탯줄이 좋아 좋은 곳에서 태어나 4선을 한 건 좋지만 (탈당했던) 그분이 당을 좌지우지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최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의 신뢰를 탄핵으로 되갚은 이들(비주류)의 패륜은 반드시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는 비상시국회의의 맞불 성격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13일 정식 출범시킨다. 친박계는 이 모임을 기반으로 대선 주자도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모임의 대표를 맡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대선 출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유 의원은 “국민에 대한 저항이자 민심을 거스르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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