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아줌마’ 청와대 드나들며 朴대통령 비선진료 정황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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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특검, 정호성 메시지서 확인… 세월호 7시간 관련 추적 나서
문형표, 靑에 ‘합병찬성’ 보고한듯

최순실 이복오빠, 특검에 재산자료 제출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 최재석 씨(가운데)가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D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이복오빠 최 씨는 가족들의 재산자료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이복오빠, 특검에 재산자료 제출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 최재석 씨(가운데)가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D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이복오빠 최 씨는 가족들의 재산자료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좌파 성향 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수단인 동시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이권을 챙기는 데 방해되는 인사들을 솎아 내려는 리스트라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결정에 위법하게 개입해 찬성 의결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떻게든 합병 찬성 의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단서도 특검에 포착됐다. 청와대와 문 전 장관의 물밑 교감과 직거래 과정이 객관적 물증으로 처음 드러난 것이다.

○ 숨은 이권 챙기기에 이용된 ‘블랙리스트’

 특검은 리스트에 포함된 명단을 분석한 결과 전체가 ‘좌파’ 인사로 채워진 블랙리스트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리스트는 좌파 성향 예술인 지원을 배제한다는 정권의 후진적 통치 방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최 씨의 이권을 챙기려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기준도 없는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의 체포영장에 국외재산도피 혐의까지 적용했다. 이어 정 씨의 대학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출국금지)의 연구실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자택,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 문형표 “내부 투자위에서 찬성 의결” 지시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외부 전문가 조직인 전문위원회로 넘어가지 않고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 단계에서 합병 찬성 의결이 나도록 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해 배경을 확인 중이다.

 문 전 장관의 압박 배경에 대해 특검은 SK와 SK C&C의 합병 실패 전례를 피하려는 정부의 속내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SK-SK C&C 합병이 국민연금의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외부 전문가그룹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했던 정부는 전문위로 인해 대기업 계열사 합병이 무산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막후 작업을 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29일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소환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지원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진료를 받은 단서를 구체적으로 확보하면서 ‘세월호 사고 7시간 의혹’ 규명을 위한 ‘의료 농단’ 사건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4, 5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정호성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氣)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특검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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