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獨에 정유라 비자 무효화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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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무효만으론 강제추방 어려워… 정유라씨 해외서 버티기 근거 차단
덴마크 집 주인 “정유라씨 본적 없어… 1월 월세 낼지 지켜볼 것”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의 조속한 국내 압송을 위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 무효화를 요청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했지만,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는 여전히 유효해 이를 근거로 정 씨가 계속 해외에 체류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씨의 여권은 이날 밤 12시에 효력을 상실했다. 특검은 그간 정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와 동시에 여권 무효화를 추진해왔다. 여권 무효화를 근거로 덴마크 정부가 정 씨의 강제추방 및 범죄인 인도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검은 이에 더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는 유효한 여권을 전제로 발급됐지만, 여권이 무효화됐다”며 비자 취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정 씨가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에 속한 국가인 덴마크에 머무를 법적 자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여권 무효화 이후에도 정 씨는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의 유효기한이 남아 있는 동안 덴마크와 독일 등 EU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정 씨의 비자를 무효화하면 정 씨는 덴마크에서도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것. 비자 무효화가 이뤄지면 덴마크 정부가 정 씨를 추방할 가능성이 높아져 정 씨의 신병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특검은 기대하고 있다.

 정 씨가 체포되면서 정 씨가 머물러 온 덴마크 집의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누가 낼지 관심이다. 정 씨는 체포 직후인 2일 올보르 법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덴마크 집에는 정 씨의 아이(2)와 보모가 정 씨가 키우던 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정 씨의 덴마크 집 주인 수잔 슈미트 부부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씨가 지난 3개월 치 월세는 모두 냈지만 이번 달 월세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슈미트 부부는 “정 씨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며 “만약 (정 씨가) 우리 뒤통수를 치면 바로 쫓아내버리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정 씨의 말 거래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올보르 북동쪽 외곽 헬그스트란 승마장 측은 기자를 보자마자 “2분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을 칠 정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승마장 대표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씨는 삼성이 정 씨를 위해 구입한 명마 ‘비타나V’와 ‘살바토르31’의 거래를 중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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