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한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된다면 검찰과 언론이 정리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주장이 나와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30일 “검찰과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정규재 TV’ 진행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 이튿날인 26일 ‘박근혜 인터뷰 뒷이야기’라는 약 45분 분량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정 주필은 “박 대통령에게 ‘지금 검찰이나 언론이 과잉된 게 있어서 혹시 탄핵이 기각되면 정리할 것인가, 바로잡을 것인가’라는 요지로 묻자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됐다’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어느 신문이 어떻고,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우문현답에 약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검찰과 언론 길들이기’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박 대통령의 실제 발언과는 다르고, 정 주필 본인이 그렇게 해석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25일 박 대통령의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을 찾아보면 정 주필이 공개한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박 대통령은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권 과잉 문제, 부풀려진 언론 보도라든지 바로잡는 절차가 있을 것인가’라는 정 주필의 질문을 받고 “이런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돼 있구나, 그런 공감대하에서 한두 사람이 이렇게 한다기보다 국민들이 좀 건전하게 나가야 되겠다 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서 좀 더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 가지 않겠나”라며 “그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면이 있었고 이 사람은 이랬고 저 사람은 저랬고 많이 회자되고 드러났다”고도 했다. 정 주필이 공개한 박 대통령의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라는 발언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 인터뷰 뒷이야기가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만약 보도대로 정말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면 검찰 숙청과 언론 탄압을 선언한 것이며, 국민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선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규재 씨는 박 대통령이 탄핵 기각 후 국민의 힘으로 언론과 검찰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헌재와 특검을 대하는 박근혜, 최순실 변호인들 태도가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이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같은 핵심 쟁점은 피해간 인터뷰라는 지적에 대해 정 주필은 “재판 핵심 내용을 이야기하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언론 매체를 이용했다는 비난이 나오므로 직접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박 대통령 변호인단의) 인터뷰 조건을 수용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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