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 각각 참석… “광장 심리 기댄 정치 선동” 비판
새누리 의원 24명 “참석 자제를”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국론 분열이 심화되는 것을 봉합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장 심리’에 기댄 정치적 선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은 11일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하기로 했다. 이에 새누리당 일부 인사는 같은 날 태극기집회에 참여해 맞불을 놓겠다며 벼르고 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양 진영의 세몰이와 힘겨루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조기 탄핵을 촉구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탄핵소추위원까지 포함한 연석회의로 전환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총집결한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구 방문을 마치는 대로 서울로 올라온다. ‘촛불 민심’을 업고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광화문에서 촛불을 든다. 호남을 방문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광주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국민의당의 기류는 다르다. 촛불집회 참석을 의원 각자의 자율 의사에 맡겼다.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박지원 대표 등 일부 지도부는 광주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탄핵을 압박해선 안 되지만 촛불 민심은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다.
새누리당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태극기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꾸준히 집회에 참석해 온 김진태 의원은 10일 “태극기를 든 인파가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며 “의원들이 이제는 소신껏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에선 김 의원과 윤상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인제 전 의원 등이 태극기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조심스럽다. ‘태극기 민심’을 등에 업고 전면에 나서는 친박계가 부담스러우면서도 집회 참여 여부는 의원 개인의 판단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당 핵심 인사는 “친박계의 태극기집회 참석은 지도부가 추진해 온 친박계 인적 쇄신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집회에 모이는 보수 지지층을 외면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 의원 24명은 이날 “촛불-태극기집회 참석을 모두 자제하고 헌재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자”는 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는 강효상 윤상직 이양수 최연혜 의원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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