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회장 탄핵정국에 일침 “투자 확대 법안 등 통과 힘들어 기업 스스로 위기극복 노력 당부”
“복잡한 정치 일정 때문에 당분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48차 정기총회. 박병원 경총 회장(사진)은 기업과 경영인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할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정국으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경제계가 느끼는 답답함을 대변한 셈이다.
박 회장은 최근 일부 대선 주자가 내놓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공약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탄핵과 대선 등의 정치 일정 때문에 당분간 이들 법안의 통과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느 분야에 새로운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질 않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박 회장은 “경영계가 노동계의 협조를 얻어 현행 법 제도 아래서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 기업이 한발 먼저 나서서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호소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장근로 축소 등을 실천하고 노사가 상생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행 노동법제도 도마에 올렸다. 박 회장은 “현재의 노동법제는 일단 취업한 사람들의 이익을 강력히 보호하는 것이 근로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 만들어진 것이다. 취업도 못 한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임금과 근로시간 탄력화 등 새로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노동계 표를 의식한 일부 정치권이 친노동계 행보를 보이면서 노동계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며 올해 노사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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