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작년 7∼10월 통화기록 확인… 김수남 총장 “검찰 개혁 등 의견 교환”
우병우 가족회사 ‘정강’ 수사의뢰 날, 대검차장과 통화 사실도 드러나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지난해 자신의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56)와 통화를 한 것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2일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8월 18일 김 차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11분가량 통화했다. 이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은 우 전 수석의 가족기업 정강의 자금 횡령 혐의 등을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특검은 당시 우 전 수석과 김 차장검사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검사 측은 “통화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진경준 검사장 사건’ 등으로 검찰 개혁 이슈가 불거졌을 때라 관련된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특검 수사 결과 우 전 수석은 또 지난해 8월 16일 밤늦게 김수남 검찰총장(58)에게 전화를 걸어 17분가량 통화하기 직전 MBC의 한 기자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MBC는 이 전 특별감찰관의 우 전 수석 감찰 기밀 누설 의혹을 보도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이 보도 내용과 관련해 김 총장과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 전 수석과 지난해 9월 중순 예정됐던 해외 출장 일정과 국회에서 논의 중이던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검찰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이야기를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과 김 총장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20여 차례 통화했으며, 김 총장이 우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건 횟수는 6차례인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민정수석 업무용 휴대전화뿐 아니라 다른 휴대전화 기록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 앞서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우 전 수석과 이 전 특별감찰관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은 우 전 수석의 통화 기록을 특정 시점에 국한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진 지난해 7∼10월의 통화 기록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달 22일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파견 검사 10명을 투입해 우 전 수석이 지난해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하려고 했지만 수사 기한 연장이 무산되면서 사건을 검찰로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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