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 등 축재의혹 ‘미완의 수사’
70년대이후 28가지 의혹 집중 추적, 자료 불충분… 불법여부 확인 못해
《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열과 성을 다해 수사에 임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준비 기간을 포함해 총 9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6일 오후 2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특검은 300여 명의 취재진이 들어찬 특검 사무실 브리핑 룸에서 3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특검 수사를 응원해준 국민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수사 기간 연장 불발로 국정 농단 의혹을 모두 규명하지 못한 데 대한 사과의 의미였다. 특검이 작성한 A4용지 101쪽 분량의 수사 결과를 정리했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일가의 재산 규모는 273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특검에 따르면 최 씨와 최 씨의 부친 최태민 씨, 전남편 정윤회 씨(62), 언니 최순득 씨(65) 등 일가 70명(사망자 6명 포함)의 재산은 2230억 원 규모(국세청 신고가 기준)의 토지 및 건물과 금융자산 약 500억 원 등 총 2730억 원이다. 이 중 최 씨 소유 토지 및 건물은 36건으로 국세청 신고가 기준 228억 원이다.
특검은 이 가운데 최 씨가 삼성전자로부터 딸 정유라 씨(21)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 등의 명목으로 받은 뇌물 77억9735만 원에 해당하는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재산을 형 확정 이전에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 최 씨가 받은 뇌물 등 범죄 수익이 추가로 드러나면 최 씨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검의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재산추적 전담팀은 최 씨 일가 19명과 참고인 60명 등 79명을 94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최태민 씨가 1970년대부터 새마음봉사단과 육영재단 등의 자산을 빼돌려 축재를 했다는 의혹과 최 씨가 독일 등의 차명계좌에 재산을 숨겨놓았다는 의혹 등 28가지에 달했다. 대구대(현 영남대) 설립자의 손자 최염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박 대통령이 영남대 이사로 재직하던 기간에 최태민 씨가 학교운영을 좌지우지하며 법인재산을 처분하고 부정입학으로 돈을 벌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 씨 일가 재산 관련 의혹이 대부분 오래된 일이어서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중요 참고인들이 숨지거나 고령이어서 조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또 일부 기관은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특검은 결국 최 씨 일가 재산 형성 과정의 불법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관련 수사를 검찰에 넘겼다. 특검 관계자는 “짧은 수사 기간 때문에 최 씨 일가 재산 형성 및 은닉 의혹을 전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