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헌정 첫 탄핵 인용…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최순실 사익 위해 권한남용, 용납못할 헌법 위배”
檢, 다음 주 朴 소환조사 방침… 5월 9일 대선 유력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당했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父女) 대통령, 1987년 직선제 이후 첫 과반 득표 대통령 등 여러 기록을 세웠으나 결국 임기를 351일 남겨두고 불명예 퇴진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선고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고도 잘못을 숨기고 수사에 불응한 것은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며 “법 위배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에 재판관 전원(8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최 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사실을 은폐한 것은 대의민주제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파면 사유를 설명했다. 또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검찰 및 특별검사의 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과 관련한 언행에서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결정 직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겨야 했지만 사저 시설 정비를 이유로 이날 대통령 관저에 머물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돼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진다. 차기 대선일은 이날부터 꼭 60일이 되는 5월 9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60일간 ‘대통령 부재’라는 초유의 국가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이제는 (헌재 결정을)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며 “국회가 소통과 양보를 통해 국민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치권이) 새로운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탄핵반대 집회 도중 2명 사망
이날 헌재 주변에선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폭력으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위에 설치된 스피커에 머리를 맞은 김모 씨(72) 등 2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자연인 신분이 된 박 전 대통령을 다음 주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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