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파면 이틀만에 사저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어… 이 모든 결과 제가 안고 가겠다”
마지막 메시지 前대변인이 대독
檢,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 검토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이틀 만인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했다.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지 4년 15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유한국당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민경욱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헌재 판결에 대해 승복한다는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그 대신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를 믿고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민 의원이 전했다. 이어 “이 모든 결과에 대해 제가 안고 가겠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되 헌재의 결정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억울하다는 심정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권은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냐. 승복 메시지를 즉각 내야 한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재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반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갖고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오후 7시경 청와대 정원인 녹지원에 모인 청와대 직원 500여 명과 걸어가면서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오후 7시 16분 청와대를 떠났고 20여 분 만에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사저 주변에는 지지자 800여 명이 모여 “탄핵 무효”라는 구호와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검찰 수사 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두고 물증 확보를 위해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각각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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