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靑 나간게 승복”… 朴, 보수 결집 ‘사저정치’로 반격 채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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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파면 이후

사저 앞에 몰려든 지지자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다음 날인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앞에 모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저 앞에 몰려든 지지자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다음 날인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앞에 모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승복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들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헌재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 ‘억울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보수층 결집을 호소하는 한편으로 향후 박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친박계 의원·청와대 내부 “정치 재판” 불만

박 전 대통령은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면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등 메시지를 남겼다. 단 4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메시지는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13일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언론이 사실상 불복이라고 해석한다’는 지적에 “(여론이) 불복이라고 해석한다면 어쩔 수 없다”며 헌재 결정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특검 수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박 전 대통령은 ‘헌재나 검찰, 언론에 대한 여론 재판이 이뤄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여론의 비판을 감안해 ‘불복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헌재의 결정에 대해선 비판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이 어제(12일)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가셨기 때문에 이미 승복한 것”이라며 “헌법을 지켜야 할 헌재가 오히려 헌법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조원진 의원도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박 전 대통령 말씀 안에 (하려는 말이) 다 포함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박 전 대통령, 장기전으로 가나

박 전 대통령은 반드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 “(뇌물죄는) 엮어도 너무 엮은 것”이라며 여러 차례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검찰 수사에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법적인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영향으로 앞으로 수사와 재판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선뜻 승복 선언을 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검찰 수사에 불응하다가 강제 수사를 받는 상황을 유도해 검찰에 정치적 부담을 지우려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시간이 걸리겠지만”이라는 표현은 재판 이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세력에 의해 탄핵당한 비운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발판 삼아 장기적으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나는 결백하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투쟁에 나서는 한편으로 친박계와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올해 대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청와대#승복#사저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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