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전남편인 정윤회 씨(62·사진)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는 21일 TV로 생중계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차마 볼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불가항력’ ‘운명’ 같은 표현을 꺼냈다.
이날 오후 자택에서 채널A 기자와 만난 정 씨는 “사람이 살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닥친다”며 “그냥 앉아서 고통받는 시간의 연속인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주군’으로 모신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어 검찰에 출석하는 처지가 되자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앞서 정 씨는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내가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던 때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보좌했어도 더 잘못됐을 수 있다”며 “운명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최순실 국정 농단’의 피해자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상황이 안 좋게 됐는데 무슨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겠느냐”는 게 정 씨의 답변이었다. 2014년 5월 최 씨와 이혼 전 국정 농단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는 “전혀 몰랐고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최 씨와 2011년 이후 대화하지 않아 알 수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덴마크에 있는 딸 유라 씨(21)를 향해선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얼굴을 보거나 연락한 지 여러 해가 지났다고 밝힌 정 씨는 “무한정 미안하고 자식 보기에 면목이 없고, 그래서 보자는 소리를 (그동안)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한국으로 송환돼 구치소 등에 수감되면 “꼭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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