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을 위해 광주로 집결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27일 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당연한 결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전 대표 측 박광온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13건의 범죄 혐의가 있고 공범들은 모두 구속된 상태”라며 “검찰은 이번 국정 농단 사태를 막아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대선 주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 강훈식 대변인은 “국정 농단의 몸통인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 김병욱 대변인은 “법원 역시 구속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숨기려고 한다면 검찰과 법원은 국민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들은 검찰의 영장 청구에 유감을 나타냈다. 특히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문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할 때 사정비서관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문 전 대표의 눈치를 보고 검찰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한국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검찰이 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나 판단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같다”며 “법원에서 맑은 눈으로 구속 여부에 대해 바른 결정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호위 무사’ 역할을 자처하는 김진태 의원은 “궁궐에서 쫓겨나 사저에서 눈물로 지새우는 여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민 화합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탄핵으로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처벌을 받았는데 또 구속을 하겠다는 것은 이중 처벌”이라며 “정치 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들은 ‘보수 표심’을 의식한 듯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은 “검찰의 결정을 존중하고 법원의 결정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고 국민 통합을 위해 불구속 수사 및 기소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다. 검찰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두 문장짜리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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