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30일 영장심사]김진태 등 일부 정치권 압박에 측근 “명분 없어… 전혀 고려안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한 김수남 검찰총장(사진)은 정치권 일각의 사퇴 촉구에 따를 의사가 조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선 “임기제 검찰총장이 중간에 물러나는 것은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호위 무사’ 역할을 자처하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수남 검찰총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구속하면서까지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전직 대통령이 산발한 채 포승줄에 묶여 감옥에 가는 것을 전 세계에 생중계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7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부터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김 총장이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행정부의 일원으로 국정 농단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 수뇌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정치권이 박 전 대통령 영장 청구를 빌미로 검찰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총장이 자신의 임명권자를 수사하고 영장을 청구했다고 해서 사퇴한다면 검찰총장 스스로 존립 근거를 부정하는 일이며 수사에 성역이 있다고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김 총장의 한 측근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수사해야 하는 것이 검찰이 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일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한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도 사의를 표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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